PC, IT제품 유통 시장을 온 몸으로 관통하며 고일 대로 고여버린
2007년,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알바비 60만원으로 AMD 브리즈번 4200 본체를 조립하던 시인 지망생 겸 대학생은, 이제 다나와에서 데이터 분석과 컨텐츠 기획을 담당하는 고인물 직원이 됐다. 여러 번 곱씹어 봐도. 고였다. 사내 메신저 대화창과 이메일 본문에 늘 물결(~)과 느낌표(!)를 섞어 가며 마음만은 어린 척, 친절 보스인 척 하지만, 그래도 훅 풍겨 오는 고인물 냄새는 다른 직원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거다. 예전엔 회사에서 늘 분위기 메이커였는데 2년 전부터는 조금씩 입을 다물었고, 고인내는 더 지독해졌다. 직업의 특성 상, 나는 지난 주에도, 그리고 다음 주에도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. 성과도 좋지만,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수록 아주 조금-씩 매너리즘에 찌든다. 기발한 것, 반응 좋은 것..
2023.02.25